유전(遺伝) 고사카이 후보쿠 (小酒井 不木) (1925) 번역 : 홍성필 “어떻게 해서 제가 형법학자가 되었냐고요?” 마흔을 넘은 K 박사가 말했다. “글쎄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바로 이 상처 때문입니다.” K 박사는 정면 좌측 목에 6cm 정도 되는 흉터를 가리켰다. “결핵 수술이라도 받으셨나요?” 나는 무심코 물었다. “아뇨.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쉽게 말해, 강제로 동반자살을 당할 뻔한 흉터입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말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혀 박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뭐, 그리 놀라실 일은 아닙니다. 젊었을 때는 여러 일이 일어나는 법이죠. 아무래도 호기심이 많은 시기다 보니 때로는 그 호기심이 화를 부르기도 하고요. 이 상처도 호기심 때문에 입은 것이랍니다.” K 박사는 잠깐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