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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필 24

요셉의 재회 - 제1장 결단 제5회

제1장 결단 제5회 다름아닌 보디발 부인 말이외다. 입에 담기 조차 민망하오. 생각해보시게. 비천한 나를 믿고 내게 기쁨과 행복과 평안을 누리게 해주신 자비로운 장군을 내가 어찌 실망시켜드릴 수가 있겠소. 보디발 부인이 나를 침실로 유혹했을 때 그 손을 뿌리치고 나왔으나, 나를 미워한 부인은 결국 어이없는 거짓으로 장군의 화를 불러오고, 나는 감옥에 갇히고 말게 되었소. 내가 잠시 누렸던 평화는 고작 10년도 가지 못했네. 이럴 수가 있겠는가.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단 말인가. 내가 주인의 재산을 단 한 푼이라도 속인 적이 있는가. 주인의 재물을 탐내기라도 한 적이 있었는가 말이오. 그렇다면 내가 내 이웃을 해한 적이 있었던가. 내가 죄를 지은 적이 있었느냐는 말이오. 나는 내 아버지 야곱의 하나님 이..

요셉의 재회 - 제1장 결단 제4회

그리고 나는 어딘가로 팔려갔네. 그곳이 황제폐하의 친위대장 보디발 장군 댁이었지. 나는 겁에 질렸었소. 이집트 말도 모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으니 말이오. 그러나 보디발 장군은 자비로우셨네. 예닐곱밖에 안 되는 어리고 비천한 노예에 불과한 나를 홀대하지 않으셨소. 아니, 홀대는커녕 얼마 뒤에는 집안 일을 모두 내가 관리하도록 해주셨다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 은혜에 보답해드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열심히 일했소. 넓은 저택을 정비하고, 가족 분들을 보살피기 위해 식량창고 관리와 청소, 빨래, 요리에 자금관리까지 모든 것을 내게 일임하셨소. 나는 새벽에 눈을 뜨고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열심히 일했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리도 열심히 일했는지 모를 정도라오. 노예신분에 지나지..

요셉의 재회 - 제1장 결단 제3회

제1장 결단 제3회 하루는 내가 꿈을 꾸었네. 내가 형들과 함께 밭에서 곡식 단을 묶고 있었더니, 내 단이 높이 들리고 형님들의 단이 내 단을 보고 둘러서서 절을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또 하루는, 꿈속에서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과 열한 개의 별들이 나한테 절을 하더군. 그 꿈들이 너무도 신기해서 내가 그만 아버지와 형님들에게 말을 하고 말았다네. 생각이 짧은 짓이었다는 사실을 당시는 알아차리지 못했었지. 사랑하는 나의 아스낫이여. 이런 나를 당신은 원망할 텐가? 고맙소. 나는 당신의 그와 같은 자비로운 마음에 위로를 받습니다. 의지할 곳도 사람도 없는 객지에서,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와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르오. 하지만 나와 피를 나누었다는 형님들은 그와 같은 인정도 사..

요셉의 재회 - 제1장 결단 제2회

제1장 결단 제2회 어머니는 나를 낳으시고도 만족을 못하셨지. 그도 그럴 것이, 레아 어머님은 자식이 일곱이고, 실바 어머님과 빌하 어머님도 자식이 둘 인데, 우리 어머니가 나 하나로 만족하실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십여 년이 흐른 후에 마침내 다시 아이를 가진 것일세. 내 이름에 담겨진 기도가 드디어 성취되는 순간이 온 것이외다. 이제 아버지도 기력이 쇠하셔서 마지막 기회였다는 것을 분명 아셨겠지. 그런데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세겜에서 헤브론으로 가는 그 길에서 아이를 낳으실 때에 내 어머니는 비명에 돌아가시고 말았네. 아아! 그토록 바라셨던 자식을 제대로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채 눈을 감아야 했던 그 심정을, 그 원통함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에게..

요셉의 재회 - 제1장 결단 제1회

제1장 결단 제1회 등장인물 : 사브낫·바네아(요셉) : 이집트 총리 장소 : 이집트 총리 집무실 안 만나겠소. 안 만나겠소이다. 안 만난다 하지 않았소. 내가 왜 그들을 만나야 한단 말이오. 이 보시게 아스낫. 당신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 하시겠는가. 내가 그들을 만나서 무슨 말을 하라는 것이오. 단돈 몇 푼 받고 식량을 나누어주기라도 하라는 말이오? 나는 그리 할 수 없소이다. 내가 저들한테 어떠한 수모를 당했는지, 당신도 알지 않소이까. 내 고향 가나안. 나는 거기서 생을 얻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살았던 그리운 내 고향. 내게는 어머니가 넷이 있었네. 레아와 그의 시녀 실바, 라헬과 그의 시녀 빌하. 계보 상으로는 모두 내 어머니이고 그 분들이 낳은 자식들은 모두 내 형제인 셈이지. ..

요셉의 재회 - 등장인물

★표:'요셉의 재회' 등장인물 아브라함 : 믿음의 조상이라 여겨지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가나안 땅으로 향했다. 사라 : 아브라함의 아내 하갈 : 사라의 여종 이스마엘 : 아브라함과 하갈의 아들 이삭 : 아브라함과 사라의 아들 리브가 : 라반의 여동생, 이삭의 아내 라반 : 리브가의 오라버니 ★야곱 : 이삭과 리브가의 아들 레아 : 라반의 장녀, 야곱의 아내 라헬 : 라반의 차녀, 야곱의 아내 실바 : 레아의 여종 빌하 : 라헬의 여종 야곱과 레아의 자녀 : ★르우벤①、★시므온②、★레위③、★유다④、★잇사갈⑨、★스불론⑩、디나(딸)⑪ 야곱과 라헬의 아들 : ★요셉⑫、★베냐민⑬ 야곱과 실바의 아들 : ★갓⑦、★아셀⑧ 야곱과 빌하의 아들 : ★단⑤、★납달리⑥ ★사브낫·바네아(요셉과 동일 인물):이집트 총리..

요셉의 재회 - 작품소개

1.제목:요셉의 재회 2.부제:이집트 지배자까지 오른 야곱의 아들 ‘요셉’이 형제들과 숙명의 재회를 맞이할 때, 그 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가. 교차하는 수수깨끼와 숨은 진실은. 3.장르:소설 • 희곡 4.기획취지:형들에 의해 노예로서 이집트로 팔려간 ‘요셉’이 그의 형제들과 재회를 맞이한다는 것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유명한 이야기이나, 목사나 신학자들에 의한 기존의 해석을 적용하면 부자연스러운 점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오해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심리를 여러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접근하고자 시도하였습니다. 내용은 본래 성경 내용을 자의적으로 왜곡하려는 것이 아닌, 보다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책이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은 4개의 의문에서 시작하였습니다. ― ..

과거로 간 미래인 - 한국어

과거로 간 미래인홍성필 (1993) 따분한 아침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밖을 보아도 언제나 같은 풍경이었고, 시야에서 왕래하는 사람들에도 이제는 지난날과 같은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되풀이되는 인생에 권태를 느끼기에는 아직도 어리다는 것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긴 하지만, 모든 사물의 효율성을 최대한도로 끌어 올려 놓은 이 세상에서는 이미 내가 할 일이 존재하지 않고 있었으며, 권태를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사람들 사이의 교류도 높아져가나 그들 사이에도 이런 대화가 오가고 있은지 오래이다. 많은 천재들에 의해 과학성과 효율성, 그리고 산업화의 극지를 이뤘다고 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이미 그것들의 빛은 퇴색할 길 밖에 남겨놓고 있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사람들이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간을 기다리..

낙하 - 한국어

1. 짜증이 나는 아침이다. 도대체 누가 아침을 상쾌하다고 했는가. 아마도 눈이 뜨면 진수성찬이라도 차려져 있어, 나비 넥타이를 맨 하인을 따라 나서면, 넓직한 식탁에 앉아 충분한 시간을 걸쳐가며 여유롭고도 우아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한가한 인간들이 만들어냈을 쓸데없는 소리다. 어제 마신 술이 아직도 머리 속과 위장 안에서 난리를 치고, 자명종을 부서져라 내리치며 일어난 아침의 어디가 상쾌하겠는가. 더구나, 같은 술이라도 마음 편히 마시는 자리였으면 위안이나 되겠지만, 헤어진지 2년이나 되는 마누라를 앞에 두고 마신 술이 얌전히 소화가 될 리도 없다. 신혼 초에는 그렇게 애는 더 있다 갖자고 했음에도 끝까지 우기더니, 지금에 와서 무슨 양육비 타령인가. 그렇지 않아도 빠짐 없이 다가오는 아침은 곤욕..

홍성필/낙하 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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