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嘘)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1946) 번역 : 홍성필 “전쟁이 끝나자 이번에는 또 갑자기 무슨무슨 주의다, 이런저런 주의다 하면서 한심하게 소란을 떨며 연설 같은 짓도 하고 있지만, 저는 어딘지 모르게 믿을 수가 없어요. 주의도 사상도 쥐뿔도 필요 없지요. 남자는 거짓말을 그만두고, 여자는 욕심을 버린다면, 그걸로 이미 일본이 새롭게 건설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집이 불에 타, 츠가루(津輕)에 있는 생가에 얹혀 살게 되어, 우울하고 재미가 없어, 어느날 찾아온 초등학교 동창생이며, 이제 이 동네의 명예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와 같은 화풀이 섞인 말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명예직은 웃으며, “예,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좀 반대가 아닌가요? 남자가 욕심을 버리고 여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