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血友病) 고사카이 후보쿠 (小酒井 不木) (1927) 번역 : 홍성필 “아무리 잘못된 신념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 신념을 지키고 정신을 긴장시킨다면 그 긴장이 계속되는 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인 무라오(村尾) 씨는 봄날 저녁 간담회 석상에서 불로장수(不老長壽)법이 화제에 올랐을 때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금부터 10년 정도 전에 제가 지금 그 자리에서 개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여름 날 아침, 저는 같은 동네에 사는 시모야마(下山)라고 하는 집에서 긴급환자가 있으니 어서 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 집은 나이 든 부인과 그녀를 보살피는 노파만이 살고 있었는데, 주인인 부인을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며, 또한 그 집에서 진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