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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양초(屍體蠟燭)

고사카이 후보쿠 (小酒井 不木) (1927)

일본어 원문


 宵(よい)から勢いを増した風は、海獣の飢えに吠ゆるような音をたてて、庫裡(くり)、本堂の棟(むね)をかすめ、大地を崩さんばかりの雨は、時々砂礫(すなつぶて)を投げつけるように戸を叩いた。縁板という縁板、柱という柱が、啜(すす)り泣くような声を発して、家体は宙に浮かんでいるかと思われるほど揺れた。

 夏から秋へかけての暴風雨(あらし)の特徴として、戸内の空気は息詰まるように蒸し暑かった。その蒸し暑さは一層人の神経をいらだたせて、暴風雨の物凄(ものすご)さを拡大した。だから、ことし十五になる小坊主の法信(ほうしん)が、天井から落ちてくる煤(すす)に胆(きも)を冷やして、部屋の隅にちぢこまっているのも無理はなかった。

「法信!」

 隣りの部屋から呼んだ和尚(おしょう)の声に、ぴりッと身体をふるわせて、あたかも、恐ろしい夢から覚めたかのように、彼はその眼を据(す)えた。そうしてしばらくの間、返答することはできなかった。

「法信!」

 一層大きな和尚の声が呼んだ。

「は、はい」

「お前、御苦労だが、いつものとおり、本堂の方を見まわって来てくれないか」

 言われて彼はぎくりとして身をすくめた。常ならば気楽な二人住まいが、こうした時にはうらめしかった。この恐ろしい暴風雨の時に、どうして一人きり、戸締まりを見に出かけられよう。

「あの、和尚様」

 と、彼はやっとのことで、声をしぼり出した。

「なんだ」

「今夜だけは……」

「ははは」

 と、和尚の哄笑(たかわら)いする声が聞こえた。

「恐ろしいというのか。よし、それでは、わしもいっしょに行くから、ついて来い」

 法信は引きずられるようにして和尚の部屋にはいった。

 いつの間に用意したのか、書見していた和尚は、手燭の蝋燭(ろうそく)に火を点じて、先に立って本堂の方へ歩いて行った。五十を越したであろう年輩の、蝋燭の淡い灯によって前下方から照し出された瘠(や)せ顔は、髑髏(どくろ)を思わせるように気味が悪かった。

 本堂にはいると、灯はなびくように揺れて、二人の影は、天井にまで躍り上がった。空気はどんよりと濁って、あたかも、はてしのない洞穴(ほらあな)の中へでも踏みこんだように感ぜられ、法信は二度と再び、無事では帰れないのではないかという危惧の念をさえ起こすのであった。

 正面に安座まします人間大の黒い阿弥陀如来(あみだにょらい)の像は、和尚の差し出した蝋燭の灯に、一層いかめしく照し出された。和尚が念仏を唱えて、しばらくその前に立ちどまると、金色の仏具は、思い思いに揺れる灯かげを反射した。香炉、燈明皿(とうみょうざら)、燭台、花瓶、木刻金色(もっこくこんじき)の蓮華をはじめ、須弥壇(しゅみだん)、経机、賽銭箱(さいせんばこ)などの金具が、名の知れぬ昆虫のように輝いて、その数々の仏具の間に、何かしら恐ろしい怪物、たとえば巨大な蝙蝠(こうもり)が、べったり羽をひろげて隠れているかのように思われ、法信の股の筋肉は、ひとりでにふるえはじめた。

 和尚は再び歩き出したが、さすがの和尚にも、その不気味さは伝わったらしく、前よりも速めに進んで、ひととおり戸締まりを見まわると、蒼白い顔をしてほッとしたかのように溜息(ためいき)をついた。

 しかし、和尚は、何思ったか再び恐ろしい本堂に引きかえした。そうして、阿弥陀如来の前に来たかと思うと、真下にあたる勤行(ごんぎょう)の座につき、手燭をかたわらに置いて言った。

「法信、礼拝だ」

 法信は機械(からくり)人形のようにその場にひれ伏した。しばらく和尚とともに念仏をとなえて、やがて顔をあげると、如来の慈悲忍辱(じひにんにく)の光顔(こうがん)は、一層柔和の色を増し、暴風雨にも動じたまわぬ崇高さが、かえって法信を夢のような恐怖の世界に引き入れた。

「恐ろしい風だなあ」

 和尚の言葉に法信はどきりとした。

「時に法信!」

 しばらくの後、和尚は突然あらたまった口調で、法信の方に向き直って言った。

「今夜わしは、阿弥陀様の前で、お前に懺悔(ざんげ)をしなければならぬことがある。わしは今、世にも恐ろしいわしの罪をお前に白状しようと思う。幸いこの暴風雨では、誰にきかれる憂いもない。耳をさらえてよく聞いておくれよ」

 和尚はその眼をぎろりと輝かして一段声を高めた。

「実はなあ、お前はわしを徳の高い坊主だと思っているかもしれんが、わしは阿弥陀様の前では、じっとして坐っておれぬくらいの、破戒無慚(はかいむざん)の、犬畜生(いぬちくしょう)にも劣る悪人だよ」

「えッ?」

 あまりに意外な言葉に法信は思わず叫んで、化石したかのように全身の筋肉をこわばらせ、和尚の顔を穴のあくほどながめた。

「わしはなあ、人を殺した大悪人だ。さあ、驚くのも無理はないが、お前がこの寺に来る前に雇ってあった良順(りょうじゅん)という小坊主は、あれはわしが殺したのだ」

「嘘(うそ)です、嘘です、和尚さま、それは嘘です。どうぞ、そんな恐ろしいことはもう言わないでください」

「いや、本当だよ。阿弥陀様の前で嘘は言わぬ。良順は、表て向きは病気で死んだことになっているが、その実、わしが手をかけて死なせたのだ。それには事情(わけ)があるのだよ、深い事情があるのだよ。その事情というのはまことに恥ずかしいことだけれども、これだけはどうしてもお前に聞いてもらわねばならん。

 わしは坊主となって四十年、その間、ずいぶん人間の焼けるにおいを嗅(か)いだ。はじめはあまり心地のよいものではなかったが、だんだん年をとるにしたがって、あのにおいがたまらなく好きになったのだ。そうしてしまいには、人間の脂肪の焼ける匂いを一日でも嗅がぬ日があると、なんだかこう胸の中が掻(か)きむしりたくなるような、いらいらした気持になって、じっとして坐っていることすらできなくなったのだ。あさましいことだと思っても、どうにも致し方がない。魚を焼いても、牛肉を焼いても、その匂いは決してわしを満足させてくれぬ。あの、したまがりの花の毒々しい色を思わせるような人肉の焼けるにおいは、とても、ほかのにおいでは真似(まね)ができぬ。

 お前は、わしがこのあいだ貸してやった雨月物語の青頭巾(あおずきん)の話を覚えているだろう。童児に恋をした坊主が、童児に死なれて悲しさのあまり、その肉を食い尽くし、それからそれに味を覚えて、後には里の人々を殺しに出たというあの話を。わしは、ちょうど、あのとおりに人界の鬼となったのだ。そうして、とうとう、そのために、良順を殺すようなことになったのだ。

 良順がしばらく病気をしたのを幸いに、わしはひそかに毒をあたえて、首尾よく彼を殺してしまった。まさか、わしが殺したとは誰も思わないから、ちっとも疑われずに葬式を出した。しかし、彼が焼かれる前に、彼の肉は、ことごとく、わしのために切りとられたのだ。そうしてそのことは、もとより誰も知るはずがなかったのだ。

 それから、わしがその良順の肉をどうしたと思う。さすがにわしもたびたび人を殺すのは厭(いや)だから、なるべく長い間、彼の肉の焼けるにおいを嗅ぎたいと思ったのだよ。そこでいろいろと考えた結果、ふと妙案を思いついたのだ。それはほかでもない、その肉の脂肪から、蝋燭を作ろうと考えたのだ。蝋燭ならば坊主の身として、朝晩それを仏前で燃やしてにおいをかぎ、誰に怪しまれることもない。それに蝋燭にしておけば、かなり長い間楽しむことができる。こう思って、わしはひそかに手ずから蝋燭を作ったよ。普通の蝋の中へ良順の脂肪をとかしこんで、わしは沢山思いどおりのものを作った。

 そうして毎日、わしはもったいなくも、勤行の際に、その蝋燭を燃やして、わしの犬畜生にも劣る慾を満足させておった。時には勤行以外のおりにも、蝋燭を燃やして楽しんだことがある。だが今日まで、仏罰にもあたらず暮らしてきた。思えば恐ろしいことだった。

 ところが、法信、わしの作った蝋燭には限りがある。毎日一本ずつ燃やしても一年かかれば三百六十五本なくなる。だんだん蝋燭がなくなってゆくにつれて、わしは言うに言えぬもどかしさを覚えたよ。この二、三日、わしはなんともいえぬやるせない心細さを感じてきた。これではなんとかしなければならんと、法信、わしは食べ物も咽喉(のど)をとおらぬくらい考え悩んだのだ。

 ここにいま燃えているのが、良順の脂肪でつくった蝋燭のおしまいだ。わしは先刻から気が気でないのだ。法信、わしは良順の代わりがほしくなった。わしは、法信、お前を殺したくなった。

 こら、何をする! 逃げようったとてもう駄目だ。この暴風雨は、人を殺すに屈竟(くっきょう)の時だ。これ泣くな、泣いたとて、わめいたとて、誰にも聞こえやせん。お前はもう、蛇(へび)に見こまれた蛙(かえる)も同然だ。いさぎよく覚悟してくれ、な、わしの心を満足させてくれ、これ、どうかわしの不思議な心をたのしませる蝋燭となってくれ、よう」

 和尚に腕をつかまれた法信は、絶大な恐怖のために、もはや泣き声を立てることすらできず、その場に水飴のようにうずくまってしまった。でも、今が生死のわかれ目と思うと、その心は最後の頼みの綱を求めて、思わず歎願の言葉となった。

「和尚さま、どうぞ勘弁(かんべん)してくださいませ。わたしは死にたくありません、どうぞどうぞ、生命をお助けくださいませ」

「ふ、ふ、ふ」

 和尚は悪魔の笑いを笑った。その時、暴風雨は一層つよく本堂をゆすぶった。

「これ、この期(ご)になって、お前がいくら、なんといっても、わしはもう容赦(ようしゃ)しない。さあ、覚悟をせい!」

 こう言ったかと思うと、和尚は腰のあたりに手をやって、ぴかりとするものを取り出した。

「わッ、和尚さま、後生です、どうかその刃物だけは、どうか、御免なされてくださいませ! わたしは厭です、殺されては困ります」

 この言葉をきくなり、和尚はふり上げた腕をそのまま、静かに下ろした。

「お前はそれほど生命がほしいのか」

「はい」

 法信は手を合わせて和尚を拝んだ。

「それでは、お前の生命は助けてやろう。その代わり、わしの言うことをなんでもきくか」

「はい、どんなことでもします」

「きっとだな?」

「はい」

「そうならわしの人殺しを手伝ってくれるか」

「え?」

「お前を助ければ、その代わりの人を殺さにゃならん。その手伝いをお前はするか」

「そ、そんな恐ろしいこと」

「できぬというのか」

「でも」

「それならば、いさぎよく殺されるか」

「ああ、和尚さま」

「どうだ」

「ど、どんなことでも致します」

「手伝ってくれるか」

「は、はい」

「よし、それではこれからすぐに取りかかる」

「え?」

「これから人殺しをするのだ」

「どこで……」

「ここで」

「誰を殺すのですか」

 和尚は返答する代わりに、殺気に満ちた顔をして、左手で、阿弥陀如来の方を指した。

「それではあの阿弥陀様を?」

「そうではない。あの尊像の後ろには、今、この暴風雨に乗じて、この寺にしのび入った賽銭(さいせん)泥棒がかくれているのだ。それをお前の身代わりにするのだ。さあ来い」

 和尚は立ち上がった。が、法信が立ち上がらぬ前に、そこに異様な光景があらわれた。

 阿弥陀如来の後ろから、巨大な鼠(ねずみ)のような真っ黒な怪物が、さッと飛び出して、あたりのものを蹴散らかし、一目散(いちもくさん)に逃げ出して行った。法信が、それを覆面の泥棒だと知るには幾秒かの時間を要した。

「やッ、和尚さま!」

 不思議にもその時恐怖を忘れた彼が、こう叫んで、泥棒のあとから駈(か)け出そうとすると、和尚はぎゅッと彼の腕をつかみ今までとは似ても似つかぬやさしい顔をして言った。

「捨てておけ。逃げたものは逃がしておけ。だが、法信、勘忍(かんにん)してくれよ。今のわしの話した蝋燭の一件は、あれはわしがとっさの間にこしらえた話だよ。さっき、わしは阿弥陀様の後ろに、ちらッと動くものを見たので、さては、泥棒がこの暴風雨に乗じて賽銭を盗みに来たのだと知ったが、うっかりわめいては、先方がどんなことをするかも知れぬと思ったから、これは策略で追い散らすより外はないと考えたのだよ。刀でもふりまわされた日にゃ、二人とも殺されてしまうかもしれないからなあ。でも、幸いに、泥棒もわしの話を本当だと思って逃げて行った。なに、この蝋燭は普通のものだよ。良順は病気で死んだに間違いない。実は今夜わしは雨月物語を読んでいたのだ。それから思いついたのだ、お前をびっくりさせたあの話を」

 こう言って右手にもった光るものを差し出し、さらに続けた。

「お前が刃物だといったのは、この扇子(せんす)だよ。恐ろしい時には、物が間違って見える。きっとあの泥棒もこれを刃物だと思ったにちがいない……」

 暴風雨はいぜんとして狂いたけっ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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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양초(屍體蠟燭)

고사카이 후보쿠 (小酒井 不木) (1927)

번역 : 홍성필


저녁부터 심해진 바람은 바다에서 짐승이 굶주림에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내며 고리(고리 주고(廚庫), 본당 건물을 스쳐가고, 대지를 허물어뜨릴 것만 같은 비는 간혹 모래를 내던지듯 문을 두드렸다. 문짝이라는 문짝, 기둥이라는 기둥들은 흐느끼는 소리를 내고, 집체는 마치 공중에라도 떠 있는 것처럼 흔들렸다.

여름에서 가을에 걸친 폭풍부의 특징 때문에 실내 공기는 숨 막히듯 찜통더위가 계속 되었다. 그 더위는 한층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고 폭풍우의 위력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랬기에 올해 열다섯이 되는 동자승 법신(法信)이 천정에서 떨어지는 그을음도 무서워 방안 구석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법신아!”

옆방에서 들려온 주지스님 목소리에 몸을 떨며, 마치 무슨 악몽에서 깨어난 듯 그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잠시 대답할 수가 없었다.

“법신아!”

주지스님이 한층 더 큰 소리로 불렀다.

“네, 네에.”

“수고스럽지만 여느 때처럼 본당 쪽을 돌아봐 주겠나.”

말을 듣고 그는 흠칫 놀라 몸을 움츠렸다. 다른 때라만 단둘이서의 생활이 속편하게 느껴졌겠으나 이런 날은 절망적이었다. 이 끔찍한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에 어찌 혼자 문단속을 위해 순찰할 수 있을까.

“저어, 스님.”

그는 간신히 목소리를 짜냈다.

“왜 그러냐.”

“오늘 밤만은…….”

“허허허.”

스님이 호탕하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섭단 말이냐. 좋아. 그럼 나도 같이 갈 테니 따라오너라.”

법신은 끌려가듯 스님 방으로 들어갔다.

언제 준비했는지 책을 보던 스님은 휴대용 양초에 불을 켜고 앞장서서 본당 쪽으로 걸어갔다. 희미한 양초 불빛에 비춰지는, 쉰도 넘었을 스님의 마른 얼굴을 보니 해골이 떠올라 섬뜩했다.

본당으로 들어가자 촛불은 펄럭이듯 흔들리고 두 사람의 그림자는 천장에까지 닿았다. 공기는 무겁게 탁했으며 마치 끊임없는 동굴 속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 같아, 법신은 두 번 다시 무사히 돌아갈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정면에 모셔놓은 사람만한 크기의 검은 아미타여래 상은 스님이 비추는 촛불에 의해 한층 더 무섭게 보였다. 스님이 연불을 외우고 잠시 그 앞에 멈춰 서자 금빛을 한 불구(佛具)들은 각기 다른 모양대로 촛불을 반사했다. 향로, 등명접시, 촛대, 화병, 목각금색을 한 연화(蓮華)를 비롯하여 수미단(須彌壇), 책상, 새전함(賽錢函) 등의 금작식물이 이름 없는 곤충처럼 빛났으며, 그 모든 불구 사이에 어떤 무서운 괴물, 예컨대 거대한 박쥐가 납작하게 날개를 편 채로 숨어 있을 것만 같아 법신의 다리 근육은 벌벌 떨려왔다.

스님은 또다시 걷기 시작했으나 역시 스님도 그런 섬뜩함이 느껴졌는지, 조금 전 보다도 빠른 걸음으로 앞서 가며 문단속을 하시고는 창백한 얼굴로 안도하신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스님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시 끔찍한 본당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아미타여래 앞에 가더니 바로 밑에 있는 근행(勤行)자리에 앉아 양초를 놓고 말했다.

“법신아. 불공드리자꾸나.”

법신은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 자리에 철퍼덕 하고 엎드렸다. 잠시 스님과 함께 불경을 드리고 있더니 이윽고 얼굴을 들자 여래의 자비인욕(慈悲忍辱)한 얼굴은 한층 더 부드러움이 더하고 폭풍우에도 요동하지 않는 숭고함이 오히려 법신을 꿈결과도 같은 공포의 세계에 몰아넣었다.

“무서운 폭풍우로구나.”

스님 말에 법신은 깜짝 놀랐다.

“그런데 법신!”

잠시 후 스님은 갑자기 경직된 목소리로 법신 쪽을 돌아앉으며 말했다.

“오늘 밤 나는 아미타님 앞에서 네게 참회를 해야 할 일이 있다. 나는 지금 너무나도 끔찍한 죄를 네게 고백하려 한다. 다행이 이런 폭풍우라면 누가 들을 염려도 없겠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들어라!”

스님은 눈빛을 번쩍이며 한층 소리를 높였다.

“사실은 말이다. 너는 나를 덕이 높은 고승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아미타님 앞에서 가만히 앉아있지 못할 정도로 후한무치하고 개돼지만도 못한 악한 인간이란다.”

“네?”

너무나도 뜻밖인 스님 말에 법신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화석처럼 굳은 몸으로 스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나는 말이다. 사람을 죽인 큰 죄인이다. 그렇게 놀랄 만도 하지만 네가 이 절에 오기 전에 있었던 양순(良順)이라는 동자승을 내가 죽였단다.”

“거짓말이입니다. 거짓말이라고요. 스님, 그건 거짓말입니다. 제발 그런 끔찍한 말씀은 이제 하지 마세요.”

“아니야. 사실이다. 아미타님 앞에서 거짓말은 안 해. 여기에는 사정이 있단다. 깊은 사정이 있지. 그 사정이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것만은 꼭 네가 들어주었으면 한다.

내가 승려가 되고 40년. 그 동안 무척이나 많이 사람 타는 냄새를 맡았지. 처음에는 그리 탐탁지 않았으나 점점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냄새가 무척이나 좋아지더구나. 그러자 결국에는 사람의 지방이 타는 냄새를 하루라도 맡지 않는 날이 있으면 왠지 이렇게 가슴이 메여오는 답답함을 느끼고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조차 없게 되었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방도가 없어. 생선을 구워봐도 쇠고기를 구워봐도 그 냄새는 절대 나를 만족시켜주질 못해. 만주사화(曼珠沙華)의 끔찍한 꽃을 연상시키는 인육 타는 냄새는 도저히 다른 것으로 흉내를 낼 수가 없어.

너는 내가 얼마 전에 빌려준 우게츠 모노가타리(雨月物語)에 나오는 파란 두건 이야기를 기억하지? 한 아이를 사랑한 스님이 아이가 죽은 슬픔 때문에 그 인육을 모두 먹고는, 그로부터 그 맛을 알고 훗날에는 마을 사람들을 죽이러 나왔다는 그 이야기를 말이다. 나는 마치 그런 인간세계의 악귀가 되고 만 게야. 그리고 결국 그런 이유로 양순을 죽이게 되었지.

양순이 잠시 병에 걸린 것을 기회 삼아 나는 몰래 독을 먹게 하여 성공적으로 그를 죽여 버렸어. 설마 아무도 내가 죽였으리라고는 상상하지 않을 테니 조금도 의심 받지 않고 장례를 치렀지. 하지만 양순이 타기 전에 그의 몸은 모두 내가 잘라 놓았거든. 그리고 그 사실은 당연히 아무도 몰랐어.

그 다음에 내가 양순의 살을 어떻게 했을 것 같으냐. 아무리 그래도 자주 사람을 죽이기는 싫었으니 가급적 오랫동안 그 살이 타는 냄새를 맡고 싶었네. 그래서 여러 가지 생각해본 결과 문득 묘안이 떠올랐지. 그건 다름 아닌 그 살에 붙은 지방으로 양초를 만들기로 한 게야. 양초라면 승려로서 아침 밤 부처님 앞에서 태우며 냄새를 맡으면서도 아무한테 의심을 받지는 않잖느냐. 더구나 양초로 만들어버리면 상당이 오랜 시간을 즐길 수 있지. 이래서 나는 몰래 손수 양초를 만들었어. 보통 양초 속에 양순의 지방을 녹여 넣고서 나는 마음껏 양초를 만들었다.

그리고 매일 나는 불경하게도 염불을 드릴 때에 그 양초를 태우며 내 개돼지만도 못한 내 탐욕을 만족시키고 있었지. 때로는 염불을 드리지 않을 때라도 양초를 태우며 즐긴 적도 있어. 하지만 오늘까지 천벌도 받지 않고 살아왔다.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지.

그런데 법신아. 내가 만든 양초에는 한도가 있다. 매일 하나씩을 태워도 1년이면 365개가 없어지지. 점점 양초가 줄어들어감에 따라 나는 말로 다할 수없는 야속함을 느껴왔어. 이 2~3일 동안 나는 정말로 불안했지 뭔가. 법신아, 이제 어떻게 수를 써야 한다고 식음을 전폐해가며 고민했다.

여기 지금 타고 있는 게 양순의 지방으로 만든 마지막 양초야. 나는 아까부터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법신아, 나는 양순을 대신할 것이 갖고 싶어졌어. 법신아, 난 너를 죽이고 싶어졌다.

이놈, 무슨 짓이냐! 도망치려 해도 쓸데없어. 이 폭풍우는 사람을 죽이기에 안성맞춤이야. 얘야, 울지 마라. 울어도 소리쳐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너는 이제 뱀한테 찍힌 개구리가 된 꼴이야. 깨끗하게 각오해줘라. 제발 내 마음을 만족시켜줘라. 얘야, 제발 내 불가사의한 마음을 만족시켜줄 양초가 되어 주게.“

스님한테 팔을 잡힌 법신은 너무나 공포에 떤 나머지 이제 울음소리조차 낼 수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이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생각하자 그 마음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애원하는 말이 나왔다.

“스님, 제발 용서해주세요.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후후후.”

스님은 악마처럼 웃었다. 그 때 폭풍우는 한층 본당을 흔들었다.

“얘야. 여기까지 와서 네가 아무리 무슨 소리를 해도 나는 용서하지 않아. 자, 각오해라!”

이렇게 말하자 스님은 허리춤에서 번쩍거리는 것을 꺼내들었다.

“앗! 스님. 제발 부탁이에요. 제발 그 칼을, 제발 용서해주세요! 전 싫어요. 죽기 싫단 말이에요.”

이 말을 듣자 스님은 들어 올린 팔을 그대로 조용히 내렸다.

“넌 그렇게 목숨이 아깝냐.”

“네.”

법신은 두 손을 모아 스님한테 빌었다.

“그렇다면 네 목숨은 살려주지. 그 대신 내 말을 무엇이든 듣겠느냐.”

“네. 무슨 일이든 하겠어요.”

“정말이지?”

“네.”

“그렇다면 내가 사람 죽이는 일을 돕겠느냐.”

“네?”

“너를 살려주면 너 대신 다른 사람을 죽여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을 네가 도와줄 수 있겠느냐.”

“그, 그런 끔찍한.”

“못하겠다는 게야?”

“하지만.”

“그렇다면 깨끗이 여기서 죽겠느냐.”

“제발, 스님.”

“어떠냐.”

“무, 무슨 일이든 하겠어요.”

“도와주겠느냐.”

“네, 네에.”

“좋다. 그럼 지금부터 어서 시작하자.”

“네?”

“지금부터 사람을 죽이는 게야.”

“어디서…….”

“여기서.”

“누굴 죽인단 말씀이세요?”

스님을 대답하는 대신 살기에 찬 얼굴로 왼쪽 아미타여래 쪽을 가리켰다.

“그럼 저 아미타님을?”

“그렇지가 않아. 아미타님 뒤에는 지금 이 폭풍우가 몰아치는 틈을 타서 몰래 들어온 새전도둑이 숨어 있어. 그 놈을 너 대신으로 삼겠다. 따라오너라!”

스님이 일어섰다. 그러나 법신이 일어서기 전 거기에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아미타여래 뒤에서 거대한 쥐와 같은 시커먼 괴물이 튀어나오더니 주변에 있는 것들을 걷어차고 정신없이 도망쳤다. 법신이 그것을 복면을 한 도둑이라고 알아본 것은 몇 초가 지난 후였다.

“앗, 스님!”

이상하게도 그 때 공포심을 잊은 법신이 이렇게 소리치고는 도둑을 좇아가려 하자 스님은 그의 팔을 꼭 잡고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버려둬라. 도망친 건 도망가게 둬. 하지만 법신아, 용서해라. 지금 내가 말한 양초 이야기는 바로 지금 만들어낸 것이야. 아까 내가 아미타님 뒤에 슬쩍 움직이는 게 보였기에, 아마 도둑이 이 폭풍우를 틈타 새전을 훔치러 왔다고 알았지만, 섣불리 소리치면 그 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에, 이건 작전을 써서 내쫓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지. 칼이라도 휘두르면 둘 다 죽고 말 것이 아니겠느냐. 하지만 다행이 도둑놈도 내 이야기를 정말인줄 알고 도망쳤다. 뭐, 이 양초는 어디에나 있는 게야. 양순이도 분명 질병으로 죽었어. 사실 오늘 밤 나는 우게츠 모노가타리를 읽고 있었거든. 너를 놀래게 만든 그 이야기는 거기서 따 온 게야.”

이렇게 말하고 오른 손에 든 번쩍이는 것을 내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칼이라고 말한 것은 이 부채야. 두려움을 느낄 때는 잘못 볼 때가 있지. 분명 도둑놈도 이것을 칼이라고 생각했을 게야…….”

폭풍우는 여전히 몰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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