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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 62

아침 - 한국어

아침(朝)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1947) 번역 : 위어조자 나는 노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 일을 하면서도 친구가 멀리서 오는 것을 남몰래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기에 현관이 드르륵 열리면 미간을 좁히고 입을 실룩거리며, 그러나 내심 가슴을 설레며 쓰다만 원고지를 재빨리 치우고는 그 손님을 맞이한다. “어, 이런, 일하시는 중이셨군요.” “아니, 뭐.” 그리하여 그 손님과 함께 놀러 나간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언제까지나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으므로 모처에 비밀 작업실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집사람한테도 알리지 않았다. 매일 아침 9시경, 나는 집사람에게 도시락을 만들도록 하고 그것을 가지고 작업실로 출근한다. 과연 그 비밀작업실에 찾아오는 사람도 없기에 내 일..

사랑과 미(美)에 대하여 - 한국어

사랑과 미(美)에 대하여(愛と美について)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 (1939) 번역 : 위어조자 남매 다섯이 있어 모두 로망스를 좋아했다. 장남은 스물 아홉. 법학사였다. 사람을 대할 때에 조금 거만하게 구는 나쁜 버릇이 있으나, 이는 그 자신의 연약함을 가리기 위한 가면이어서, 사실은 매우 약하고 착하다. 남매들과 영화를 보러 가서는, 이건 졸작이다, 어리석다고 하면서도 그 영화에 나오는 사무라이들 간의 의리와 인정에 압도 되어 우선 먼저 울어버리는 것은 항상 큰 형이다. 언제나 그래왔다. 영화관을 나와서는 갑자기 거만해져 심술이 난 것처럼 잠시 동안 한 마디도 안 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한 적이 없다며 주저 없이 공언한다. 그것이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강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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